국내서 찬밥 위안부 영화 '귀향', 美의회서 미니시사회
혼다 의원과 현지 시민단체 공동추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귀향'이, 개봉 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니 시사회를 통해 현지 정치인과 유력인사들을 대상으로 선보여진다.
국내에선 배급사를 찾지 못해 찬밥 대우를 받았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영화가 오히려 미국 정가의 중심에서 그 막을 올리는 셈이다.
24일 미국 내 한인 시민단체인 시민참여센터(KACE)에 따르면, 이 단체와 마이클 혼다(73·민주당)의원은 오는 28일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미국연방의회빌딩에서 진행할 '위안부 결의안 통과 8주년 기념식'에서 귀향을 소개할 계획이다.
혼다 의원은 지난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번 기념식에는 미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참여센터 관계자는 "기념식에서 영화 귀향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시한번 각인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행사 시간 제약으로 인해 영화는 5~6분으로 압축돼 상영될 것으로 보인다.
전편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미국 심장부에서 미국 의원이 주도해 유력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피해 영화가 소개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도, 정작 국내에서는 정부나 정치권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받는 것이 영화의 목표인 만큼, 상영에 따른 대일관계 악화 후폭풍을 우려해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업계도 마찬가지다.
개봉 시점을 8월로 잡았지만 국내 주요 배급사 가운데 귀향을 취급하겠다는 곳은 아직 한곳도 없다.
표면적으로는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지만, 향후 일본 시장에서의 영업 등을 고려해 뒷짐을 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위안부 진실을 알리기 위한 영화가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먼저 소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귀향은 '어린 나이에 타지에서 숨진 소녀들의 혼을 고향으로 불러온다'는 의미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투자자가 없어 조정래 감독(42)은 시나리오 작업만 13년 동안 했으며, 배우 손숙 씨를 비롯한 거의 모든 출연진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제작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