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일 정치적 분쟁 많아 서울로 굿판 옮겨
오늘 '정신대 해원 상생 대동한마당' 예술감독 채희완 교수
올해는 한·일 정치적 분쟁 많아 서울로 굿판 옮겨
지난해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열린 '정신대해원상생대동한마당'의 동해안 오구굿.
'정신대해원상생대동한마당'이 광복절을 맞은 15일 서울로 굿판을 옮겼다. 한마당은 지난 1993년 처음 시작된 이후 격년제로 줄곧 부산에서만 열렸다.
첫해부터 이를 기획하고 연출해온 예술감독 채희완(64)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는 "올해는 유난히 한일 간의 정치적 분쟁이 많아 해원 차원에서 서울에서 기획하게 됐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홀수 연도는 부산에서, 짝수 연도는 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3년 이후 부산 외 첫 개최
위안부 할머니들의 넋 위무
日 가수 사토 씨 반전가요 불러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의 소리없는 만가'라는 부제로 시작될 '정신대해원상생대동한마당'은 동해안 오구굿 일행의 '부정굿'과 '골맥이굿'으로 위안부 할머니의 넋을 위무할 예정이다. 곧이어 강은교(전 동아대 교수) 시인의 '삼곡(三曲), 사랑'을 김기영 씨가 낭송하고 극단 자갈치와 일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마당극 '일본군 진주'를 무대에 올린다.
이들의 '열림 무대'가 끝나면 부산의 노동가수 우창수, 페미니스트 가수 안혜경, 듀오 미연&재천 등이 나와 화합과 평화를 노래한다. "조금은 특별한 손님도 있습니다. 일본을 규탄하는 자리에 일본인 가수가 초청됐지요." 주목 받을 인물은 일본인 3명으로 구성된 록밴드 '곱창전골'의 리더이자 솔로 포크가수인 사토 유키에(49) 씨. 사토 씨는 지난 1995년 우리나라를 여행하다 신중현밴드의 음악에 매료돼 서울을 삶터로 삼은 일본인 대중음악가. 그는 이날 '교훈1'이라는 일본 반전가요를 부른다.
채희완 교수(왼쪽)와 사토 씨.
이밖에 유진규의 마임 '신칼', 김선우 시인의 시에 강봉천 씨가 곡을 붙인 1인 시극 '열네살 무자(舞子)', 강미리 부산대 교수의 춤패 '할' 의 춤 한마당 '꽃, 별', 이애주 서울대 교수의 춤 한판 '아미 곶(아씨꽃)' 등이 예정됐다.
채 교수는 "마지막 무대는 동해안 오구굿 일행과 참가자 전원이 함께하는 '거리굿, 고풀이'로 정했다"며 "세상을 먼저 떠난 위안부 할머니 170여 명의 위패를 나비 형상으로 제작해 꾸민 무대는 눈길을 끌 것"이라고 답했다.
채 교수와 정신대해원상생대동한마당팀은 앞서 이날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수요집회'에 참석한 뒤 광화문으로 옮겨 이순신 동상 앞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저지와 2012 대선 예비후보에 대한 공개질의서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정신대해원상생대동한마당은 부산의 민족미학연구소, 백산안희제기념사업회 등 부산지역 예술·시민단체와 한국민예총, 전교조 등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채 교수는 "정신대해원상생대동한마당을 위해 '십만 나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받았는데 다행히 1천500만 원 이상이 모여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