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친일파 군사정권은 한일협정 불법 정치자금으로 집권 강화했다˝
한일협정으로 독도 비극 이어졌나…
故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재조명 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 독도방문을 시작으로 한일 양국 갈등이 고조되면서 "박정희 정권시절 한일협정을 잘 못 맺어 그렇다"는 목소리들이 늘고 있는 것. 또 항일운동가이자 박정희 정권 시절 재야 정치인이었던 故장준하 타살 의혹이 불거진 것도 재조명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올해는 한일협정 체결 47주년을 맞은 해다.
1965년 6월 22일 맺은 한일협정에는 한일 양국 간에 조인된 기본조약, 4개의 부속협정(청구권 협정, 재일교포 법적지위 협정, 어업 협정, 문화재 협정) 등이 포함된다.
한일협정 재협상 국민행동은 앞서 여러 보도자료를 통해 "한일협정은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한일협정은 애당초부터 마지못해 응한 일본과 정권유지 자금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박정희 정권 사이에 졸속으로 행해진 한일협상의 결과물"이라며 "박정희 친일파 군사정권은 한일협정 협상과정에서 끌어들인 불법 정치자금으로 정통성 없는 자신들의 집권기반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한일협정은)일본에게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로 인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법적 토대를 제공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6대 미청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자 문제, 원폭 피해자 문제, 미귀환 동포 문제, 약탈문화재 반환 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꼽았다.
독도 ⓒ뉴시스.
한일협정 재협상 국민행동과 항일독립운동연합회는 지난 6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故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종필 씨가 한일 청구권협정 협상 진행 당시 일본 기업으로부터 공화당 정치자금의 상당부분을 받아썼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1964년 박정의-김종필 라인은 약 2천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일본으로부터 받아썼다는 등 김준연 의원의 12가지 의혹 제기에 대해 밝혀야 한다"며 "아울러 공화당 사전조직과 운영 자금으로 일본으로부터 6천6백만 달러를 받았다는 미 CIA문서(1966년 3월 18일자) 내용에 대해서도 진위를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준연 의원은 1964년 3월 26일 야당인 삼민회 소속일 당시, "공화당의 자금출처를 알면 국민이 기절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박정희 친일 군사반란집단이 한일협정 체결에 있어 굴욕적 자세로 임한 데에는 다 까닭이 있었다"며 "김종필씨는 1962년 11월 12일 중앙정보부장으로서 김·오히라 메모를 비밀리에 작성,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이어 "한일협정을 불법적으로 체결한 결과, 반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한국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한일협정의 오류를 지적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강제동원된 일제 피해자들에게 가야 할 개인배상을 중간에서 가로챔으로써 그들에게 정신적 고통과 물질적 피해를 입힌데 대해서 사죄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한편, 항일독립운동연합회는 지난 13일 박정희 정권 시절을 겨냥, 미국 CIA 특별보고서를 인용하며 "일본기업들이 한·일청구권협정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아 한국 민주공화당에 제공한 의혹에 대해 과거사 진실 규명을 해야 한다"며 여야 대선주자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혹자는 박정희 정권은 우리나라에 많은 숙제를 안겨줬다고 말한다. 첫 단추부터 잘 못 꿰어졌다는 한일협정 문제와 검은 돈 내막에 대한 의문 역시 해마다 8.15 전후를 기점으로 쏟아지는 단골 메뉴와 같다. 정치권에서는 과거사를 바로잡지 않고서 한일 관계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 안에 포함된 우리 정권의 어두운 그림자도 바로 평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진석 기자 nabizi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