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사제' 함세웅 은퇴, 정치사회활동은 계속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민주·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창
립의 주역인 함세웅(70) 신부가 은퇴했다.
26일 오전 11시 자신이 주임신부인 서울 신당6동 청구성당에서 본당신부로는 마지막으로 영
명축일·감사미사를 봉헌했다.
함 신부는 이날 마지막 강론에서 서른세살에 숨을 거둔 예수를 중심에 두고 그리스도교의 본
질을 설교했다.
함 신부는 은퇴 후에도 원로 사목자로 제2의 인생을 출발한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
장, 인권의학연구소 이사장, 민주주의전당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10·26재평가와 김재규장
군명예회복추진위원회 등 재임 중인 단체활동 역시 이어간다.
미사에는 곽노현(58)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 정동영(59) 전 국회의원, 서기호 의원(42·통
합진보당) 등이 참석했다. 정 전 의원은 미사 뒤 자신의 트위터에 "'함세웅 신부님!' 그 이름
석자는 고통 받고 억압당하는 모든 이들의 의지처였다"면서 "함 신부님의 삶은 하나님의 '
'의'를 이땅에 실현하고자 몸을 던져온 일생이었다"고 적었다.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난 함 신부는 유년기에 6·25동란의 참상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성직자
의 길로 들어섰다. 4·19가 발생한 1960년 가톨릭대학교에 입학했고, 군 복무 뒤 1965년부터
1973년까지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했다.
1974년 천주교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 등 각계 인사들이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대거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창립을 이끌었다. 이후 민주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뛰
어들어 1974년 민주회복국민선언과 1976년 명동 3·1민주구국선언에 참여했다. 제4공화국에
서 두 차례 투옥됐고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 12월 긴급조치 9호 해제
와 함께 석방됐다. 2008년 한·미 쇠고기협상 내용을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지지하기도 했다.
가톨릭대 교수를 거쳐 장위동성당, 상도동성당, 제기동성당 주임신부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