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단체들 '신(新)을사오적' 뽑는다
경술국치 102年 맞아 '하얼빈 의거일'에 발표
항일 독립운동가 기념단체들이 경술국치(8월29일) 102주년을 맞아 한국 사회에 해를 끼쳤다고 판단되는 인물 5명을 '신(新) 을사오적(乙巳五賊)'으로 선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이하 항단연)는 국내 정·관계, 언론계, 법조계 등 각계 주요 인사 가운데 국익에 손해를 입혔다고 여겨지는 인물 5명을 뽑아 '이완용 상'을 주기로 하고 관련 논의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항단연은 현재 생존해 있는 독립운동가들과 지난 27일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협의했으며 앞으로 내부 절차를 거쳐 선정 방식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원웅 항단연 회장은 "국익에 해를 끼친 이들에게 '이완용 상'을 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있다고 본다"며 "대상자 선정과 방식 등에 문제가 없도록 전문가들과 협의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상자로는 5~6명이 거론되고 있으며 대부분 생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을사오적은 1905년 일본이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을 맺을 때 이에 찬성한 수학부대신 이완용, 군부대신 이근택,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등 5명을 일컫는 말이다.
항단연의 한 관계자는 "친일파 재산 환수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논란 등 현재진행형인 현안과 관련이 있는 인물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명예훼손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있어 법적 검토를 충분히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항단연은 애초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경술국치일 102년 학술포럼에서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대상자를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발표를 미뤘다.
발표일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일인 오는 10월26일로 잡을 계획이다.
항단연 측은 "해방 후 친일 청산이 이뤄지지 않아 사회 지도층 가운데 친일파 후손이 많고 친일파보다 못한 이들이 활개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따라 새롭게 을사오적으로 선정해 국민의 각성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