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의원 “과오 범하지 않도록 예방책 마련할 것”
KBS 시사기획 밀정ⓒKBS 방송화면 갈무리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로 서훈돼 포상을 받은 인물 중 독립투사의 정보를 일제에 넘겨 호의호식해온 ‘밀정’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국가보훈처의 깜깜이 심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2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지난 8일 KBS를 통해 방영된 다큐멘터리 ‘밀정’을 통해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단체와 독립투사의 정보를 일제에 넘겨 호의호식해온 밀정이 공개됐다. 이들 중 독립유공자로 서훈돼 포상을 받은 인물도 있었다. 이런 왜곡 된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어야 국가보훈처 본연의 역할을 다 한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KBS는 지난 8월 13일과 20일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밀정 2부작’을 보도했다. 이는 지난 8개월 동안 ‘한국인 밀정’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비서와 안중근 의사의 거사 동지 등이 밀정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의 공적심사위원회가 심사해 독립유공자로 포상하는 인원이 지난 10년 간 395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382명 정도가 대한민국 독립유공자 자격을 얻는 것이다.
반면, 허위사실 등록이나 친일행적 등이 밝혀져 서훈이 취소된 인원은 2019년 8월까지 총 53명에 불과했다. 국가보훈처에서 포상한 총 독립유공자 1만5689명 대비 0.3% 수준의 인원이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김영호 의원실
김 의원은 “국민의 존경을 받고 공적을 인정받아야 할 대한민국의 독립유공자를 심사하는 일은 국가보훈처에서 뽑은 공적심사위원회가 맡고 있다. 또 기존 독립유공자들의 공적을 검증해 서훈을 취소하는 일은 공적검증위원회의 일”이라며 “하지만 각 위원회의 위원 정보는 비공개로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선정하는 독립유공자의 선정과 검증 과정에 있어 나타날 수 있는 국민의 궁금증을 국가보훈처는 단 하나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이 정보공개를 요구해도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밀정의 증거가 드러난 인물들에 대한 검증을 빠르게 진행할 것’과 ‘자격이 없는 인물에게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주는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가짜 유공자’와 관련한 비판은 지난 7월경 서울신문의 보도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보훈처는 해명자료를 통해 “독립유공자 공적을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서훈시기 별로 구분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9년에는 서훈 초기 대상자(1949년~1979년)를 중심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역사 전문가를 중심으로 ‘독립유공자 공적 검증위원회’를 구성, 객관적인 입증자료를 바탕으로 독립운동 공로로 서훈을 받은 분들의 공적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서훈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상훈법’에 따라 공적 심사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서훈 취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