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평화당 "치졸한 말장난" "나경원 국어실력까지 걱정해야 하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3일 자신의 '반민특위 국민분열' 발언에 격노한 101세 독립유공자 임우철 지사의 질타에 대해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라고 군색한 발뺌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지사님께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절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힘겹게 만든 이 나라의 정체성, 정통성이 오늘날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진보 정치학계의 큰 어른인 최장집 교수께서 '3·1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 잔재와 보수 세력을 은연중에 결부시키며 이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역사공정을 ‘관제 민족주의’로 규정하고 비판했다"며 최 교수 주장까지 끌어들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 색출해서 전부 친일 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 특위’를 반대한 것"이라며 "결코 독립운동의 그 위대한 가치와 업적을 부정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거듭 자신은 반민특위를 비난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나 원내대표의 군색한 발뺌에 대해 여야는 한 목소리로 질타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자신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특위’를 비판한 것이라며 치졸한 궤변만 늘어놓았다"며 "친일파의 수석대변인이나 다름없는 발언으로 반민특위를 모독한 나 원내대표가, 이제는 촛불국민이 명령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막아나서며 적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나 원내대표가 정정해 강변한 ’반문특위’라는 발언 역시, ‘반민특위’를 비롯한 친일청산과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한 우리 민족의 열망과 노력을 왜곡한 것으로, 스스로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표현이 아닐 수 없다"며 "나경원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지금 말장난 할 때가 아니다. 분노한 역사와 민족 앞에 통렬히 반성하고 고개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반민특위를 거론했다가 토착왜구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비판받았으면 반성을 해야지 이리저리 말을 돌리는 것은 정치인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국민들이 나경원 대표의 역대급 국어실력까지 걱정해야 하는가. 더이상 말장난은 그만두고 자숙하기 바란다"고 꾸짖었다.
강주희, 정진형, 이지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