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들이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반민특위 발언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됐다’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발언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 658명이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토착왜구와 같은 행동”이라며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22일 독립유공자 후손 20여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후손 658명을 대신해 규탄성명을 내고 “반민특위의 숭고한 활동을 왜곡하고,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국민들에게 상실감을 안 긴 나 원내대표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친일파 이완용이 3월 1일 전 국민적 독립항쟁을 무산시키고자 이를 ‘몰지각한 행동’, ‘국론 분열’이라고 한 것처럼 나경원이라는 몰지각한 정치인이 이완용이 환생한 듯한 막말과 행동을 일삼고 있다”며 “강력히 응징하고 규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은 나경원의 의원직 사퇴와 함께, (반민특위 등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밝혀줄 것을 황 대표에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가) 본인들 마음에 안 드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선 친일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는 것 아닌가”라며 “해방 후 반민특위로 국민이 무척 분열됐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자 나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1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반미특위 활동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손혜원 의원의 부친 경우처럼 사실상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세력에까지 독립 유공자 서훈을 주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