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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경남도민일보] 밀양시장-시의원 '가요박물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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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3-21 09:54 조회7,1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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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우 의원 사업재검토 요구…박일호 시장 "시 음악사 전시"



밀양시가 추진하는 가요박물관(가칭) 건립을 놓고 밀양시의회에서 장영우(더불어민주당·다 선거구) 의원과 박일호 시장이 열띤 논쟁을 벌였다. 몇 차례 바뀐 예산 액수와 함께 친일 작곡가인 '박시춘 박물관'에서 이름만 바꿔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지적이 쟁점이다.


장 의원은 20일 열린 제208회 밀양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시가 2018년 내이동 해천 항일독립테마거리에 친일 작곡가인 '박시춘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계획했다가 10월 17일 시의회 5분 발언에서 부당성을 지적하자 정부 공모사업으로 100억 원(국비 70억 원 등) 규모의 '가요박물관'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의회가 2019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국비 70%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취소한다는 조건으로 용역비 1억 8000만 원을 승인했다. 그러나 시는 공모사업에서 제외되자 30억 원 규모로 축소해 공립박물관 형태로 또다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처음엔 시민과 향우·문화계·가요계 인사들의 가요 콘텐츠 요구가 많아 가요박물관을 계획했다"면서 "박시춘 박물관은 많은 논란이 있었고 명칭도 가요박물관·가요센터 등 여전히 논의 중이지만, 박시춘뿐 아니라 정풍송·남백송 등 거장 작곡가의 명곡을 감상하고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시민·관광객 공간으로 타 지역과 다르게 만들고픈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기반시설사업(균특사업)에 30억 원 규모로 응모했으며 논의 중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시 중기재정계획에는 애초 가요박물관 사업에 5억 7000만 원이 책정됐다가 100억, 30억 원으로 변경되는 게 재정계획에 맞느냐"고 물었다. 박 시장은 "죄송하다. 한 사업이 일관성을 갖고 추진돼야 하는데 충분히 혼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면 처음에 예상치 못한 변동, 추가 사항이 생긴다. 앞으로 더 치밀하게 준비해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장 의원은 또 "100억 원 규모로 공모할 때 국비 70%를 확보하지 못하면 취소하겠다고 결정해놓고 의회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30억 원 규모로 재추진하다니 의회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박 시장은 "국비 70%를 확보하지 못하면 취소하겠다고 약속했던 부분은 담당부서장이 한 것 같은데, 제가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정부 예산 속성 자체가 50%, 30%선이 많다. 필요에 따라선 시비 100%를 투입해서라도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의회를 무시한 처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시의회가 조건부로 승인해준 용역 예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장 의원은 "사업 규모에 따라 기본설계용역과 실시설계용역비도 달라지는데, 100억 원 사업이 공모에서 제외되니까 그냥 30억 원 사업으로 바꿨다. 100억 원 사업 추진 때 승인해준 1억 8000만 원 용역비는 부합하지 않다.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박 시장은 "옳은 지적이다. 1억 8000만 원 다 쓰지 않고 건축비·실시설계비 외 나머지 예산은 시설비로 전환할지를 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가요박물관 내부 콘텐츠에 포함될 박시춘 친일 행적에 관해서도 맞불 토론이 이어졌다. 장 의원은 "친일 작곡가 박시춘이 독립운동 성지인 밀양 시민 정서에 맞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시민 정서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겠지만 원하는 시민들도 있다. 의열기념관 건립 때도 논란이 많았다. 김원봉 장군 월북 사실도 적시하겠다고 하고 지었다. 가요박물관도 그런 과정을 거칠 것이다. 특정 개인 찬양이 아니라 밀양 음악사를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 의원은 "일제강점기 민족 한을 담은 정신적 피난처 역할을 한 게 가요다. 일제 정책을 정당화하고 일제 정신을 찬양한 군가를 지은 박시춘을 담는 박물관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박시춘 업적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박물관 내용은 아직 논의 중이고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논의를 확장해달라. 가요 콘텐츠 박물관을 만들어 밀양 자산과 연결할 생각이다. 밀양 발전 차원에서 승화시킬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강조했다. 


이수경 기자  sglee@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