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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뉴스1] (서훈 문제없나②)친일파 39명 훈포장 왜 박탈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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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4-05 12:58 조회7,3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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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에 설치된 인촌 김성수 동상.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고려대학 설립자 인촌 김성수가 56년만에 건국훈장을 박탈당했지만 아직도 훈포장을 받은 많은 친일파의 서훈 취소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213일 국무회의를 열고 인촌이 1962년 받은 건국공로훈장(대통령장)의 취소를 의결했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인촌의 친일행위를 인정했기 때문에 국가보훈처의 요청으로 관련 절차에 따라 서훈을 취소한 것이다.

 

대법원은 20174월 학도병 징병 선전행위, 일제 침략전쟁 협력행위 등 인촌의 일부 행적에 대해 친일행위를 인정한 바 있다. 인촌과 함께 독립유공 서훈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20명도 서훈이 모두 취소됐다.

 

그러나 많은 친일파의 서훈 취소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00911월 일제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와 관련한 국내외 자료를 조사해 1006명의 친일반민족행위자를 공식 발표했다.

 

행안부가 이 명단을 기초로 조사한 결과, 1006명 중 훈포장을 받은 서훈 대상자는 44명이며 이들에게 수여된 훈포장은 78건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정부가 확인한 서훈자 44명 중 서훈이 취소된 친일파는 단 5(5)에 불과했다. 이들 5명은 모두 독립유공자에게 주어지는 건국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39명의 서훈 취소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고 1943년 간도특설대에서 항일운동을 탄압한 예비역 대장 백선엽은 태극무공훈장(1951), 을지무공훈장(1950), 무공포장(1956), 금탑산업훈장(1980) 등 무려 10개의 훈포장을 받았다.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김활란은 교육과 여성계몽분야에서 친일활동에 앞장선 인물로 문화포장(1962), 국민훈장 무궁화장(1963), 수교훈장 광화장(1970) 등 훈포장 3개를 받았다.

 

성신여대 설립자 이숙종은 지원병·징병·학병 실시를 적극 주장하거나 애국금차회 발기인, 조선부인문제연구회 발기인 등 일제의 침략전쟁에 찬동했다. 이숙종에게는 국민훈장 동백장(1964), 대통령표창(1972), 국민훈장 모란장(1979), 국민훈장 무궁화장(1985) 4건이 수여됐다.

 

행안부는 지난 2016년 공문을 통해 각 부처에 서훈 취소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훈취소 결정을 통보해 온 부처는 현재까지도 없는 상황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친일행위를 했다고 할지라도 그림이나 체육 등 다른 공적으로 훈장을 받은 경우 박탈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정부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친일·반민족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그들의 서훈까지 취소할 수는 없도록 하고 있다.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20169월 서훈 취소사유에 친일반족행위자와 전범자 등을 추가하는 상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 행안위에 계류중이다. 이 법안만 통과되면 친일행위 자체로도 서훈이 박탈될 수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228일 서대문형무소에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파에게 국가가 준 훈장을 박탈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서훈 박탈기준을 행위가 아니라 사람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상훈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pj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