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친일 논란에 건국훈장이 박탈된 고창 출신 인촌 김성수(1891~1955) 선생을 둘러싼 이
른바 ‘인촌 흔적 지우기’가 급제동 걸렸다.<본지 2월19일자 2면 보도>
문화재청에 따르면 인촌이 유년시절을 보낸 부안군 줄포면 ‘부안 김상만 고택’이 국가민속문
화재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측의 문화재 해제 요구로
지난 10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민속분과 심의 결과다.
김상만은 인촌의 장남이고 부안 고택은 1895년부터 안채, 사랑채, 곳간채 등이 차례로 지어졌
다. 바닷가에 세워진 몇 안 남은 전통가옥의 전형이란 평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김상만 고택은 인물을 보고 문화재로 지정한 게 아니라 지역적 특색과
가옥의 특성을 고려해 지정한 것이라 이번 논란(건국훈장 박탈 및 현충시설 해제)과는 관련
이 없다는 게 문화재위 위원들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문화재 해제는 불가능하
다고 결론났다”고 덧붙였다.
전북도측이 이달 중 결심하기로 했던 고창군 부안면 인촌 생가에 대한 도 지정 기념물 해제
여부도 늦춰졌다.
도 관계자는 “단순히 지금까지 나온 것(친일행각)만 갖고서 문화재 해제 여부를 논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문화재위측 의견이 있어서 전체 위원들의 의견을 물은 뒤 도 문화재위원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할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 문화재위원회는 올 6월에 예정됐다. 앞서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측은 전북도에 문화
재 해제를 요구한 반면 고창군측은 이를 거부해왔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4월 인촌을 친일 행위자로 판정했고 정부는 건국훈장을 박탈했다.
최근에는 고창 인촌 생가를 비롯해 서울에 있는 인촌의 숙소 터와 고려대 서울캠퍼스 인촌
동상 등 모두 5건을 현충시설에서 해제했다. 현충시설은 독립 유공자의 공훈을 기리는 조형
물이나 장소를 지칭한다.
일제 강점기 언론인이자 교육자였던 인촌은 동아일보 창간인이자, 고려대학교 전신인 보성전
문학교 설립자로도 잘 알려졌다. 해방후에는 한국민주당을 창당했고 제2대 부통령을 지내기
도 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