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보도자료

[머니투데이]문창극, 발언 '유감' 표명…파문은 '일파만파'(종합)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항단연 작성일14-06-13 11:42 조회5,981회

본문

image이미지 크게보기
문창극 국무총리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3년 전 한 교회에서 '일본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서울 용산의 한 교회에서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른 것"이라며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민족성을 깨우친 것이 기독교 정신'이라는 취지로 이같이 발언했다.

문 후보자는 또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다"며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이조 500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문 후보자는 2012년 기독교인 최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도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서 경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일본의 지정학은 하나님께서 축복의 지정학으로 만들어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자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친일파로 변질한 윤치호에 대해 "비록 친일은 했지만 나중에 기독교를 끝까지 가지고 죽은 사람"이라며 "1891~1892년에 영어로 일기를 쓰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다 죽어야 한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강의는 우리 민족사에 점철된 '시련'과 이를 '극복'한 우리 민족의 저력을 주제로 한 것으로, 그 과정을 통해 오늘날 한국이 성공할 수 있었음을 강조한 것"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글들은 언론인 출신의 자유 기고가로서 쓴 것이고,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으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자는 "그런 점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며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되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각계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12일 오전 문 후보자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역사정의실천연대와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는 "식민 지배를 하나님의 뜻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군국주의 침략자들의 주장이고 전쟁을 합리화하는 전범의 논리"라며 "대한민국의 독립운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 후보자는 능력과 의지, 역사인식, 통합정신 등 여러 측면에서 이미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며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 입장에 동의하는 게 아니라면 인사권자 입장에서 국민에게 상처를 더 입히지 말고 인사를 취소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부 새누리당 초선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상민, 민현주, 윤명희, 이재영, 이종훈, 이자스민 의원은 이날 "문창극 후보자는 즉각적이고 용기 있는 자진사퇴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만이 더 큰 정치·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창극 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약속한대로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노동계도 비판에 나섰다. 민주노총도 이날 논평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성찰을 담아야 할 후임 총리로 극우 종교파시스트나 다름없는 문창극을 내세운 것"이라며 "인사청문회까지 갈 것도 없이 청와대는 당장 임명을 철회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